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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질환 소개

소아뇌전증 환자가 겪게되는 학습 및 심리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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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16.08.02
  • 조회수6430


소아뇌전증 환자가 겪게되는 학습 및 심리적 문제

 진료를 하다 보면, 어린 자녀에게 간질(뇌전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는 순간 십중팔구의 보호자들이 공황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간질이라는 만성 질환의 진단 자체에 대한 두려움에 더하여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간질에 대한 오해로 인해 실제보다 더 과장된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학령기 아동의 경우 보호자들은 간질진단은 곧 학습 능력의 지체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여, 이후 기나긴 치료 과정에서 환자를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훈육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실제로 소아간질의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사람은 어찌 보면 의사가 아니라 보호자일 수 있다. 물론 투약을 지시하고, 검사를 시행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며, 적절한 시점에서 올바른 결정을 주도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를 왜곡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관찰하여 정확한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하고, 문제점 및 개선상태를 평가하는 것은 상당 부분 보호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성 질환의 치료가 대개 비슷하듯, 치료의 목표는 경련의 조절과 궁극적으로 경련의 소실에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치료의 결과로 환자가 한 인격체 및 사회 구성원으로 기대되는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아기 간질 환자의 경우 질환을 극복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신체적․정신적 발달과제에 부응하도록 훈련 받는 시기로 이러한 과제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할 경우 추후 심대한 사회적 부적응상태로 남게 되어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1) 뇌전증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진실

 간질은 일종의 낙인(stigma)과 같은 질환이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진단 후 첫 상담시간에 질환의 경과와 치료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아이의 상태를 학교 선생님께 반드시 말씀드려야 할까요?”
 의사에게 묻고 있지만, 사실은 말하고 싶지 않은 부모의 심리를 지지받고 싶은 마음을 눈빛으로 간절히 호소하는 이런 보호자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한다. 실제로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든, 심지어 의료인이라도 간질을 전공하지 않은 경우에는 간질에 대해 상당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보호자의 이러한 바람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Q) 뇌전증은 대체 어떤 병인가?

 간질은 가장 흔한 소아기 만성 신경 질환이며, 소아기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간질이 가장 발생하기 쉬운 나이다. 흔히 간질이라는 병은 한 가지 병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원인이나, 경련의 모습, 뇌파 소견에 따라 수십 가지의 진단으로 나누어지는 여러 가지 질환의 큰 집합체와 같다고 이해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간질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어떤 증후군에 속하는지, 혹은 어떤 원인에 따른 간질인가에 따라 그 예후가 천차만별로 다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양성 롤란딕 간질의 경우 대부분은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과를 밟으며, 소아기 결신발작의 경우 투약을 하면 상당수의 환자에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영아연축이나 레녹스-가스토증후군과 같은 일련의 간질성 뇌증을 야기하는 간질증후군은 약물치료에 불량한 반응을 보이며, 인지기능에도 상당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적절히 시행하고 자세한 상담을 통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환자의 앞으로의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Q) 약물치료는 피할 수 없는 굴레인가?

 또 한 가지 간질과 관련되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은 간질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며, 따라서 수없이 많은 약물부작용에 평생 노출되고, 고통받는다는 인식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환자의 약 60% 정도가 약물치료로 경련이 조절되며, 대개 2년 반에서 3년 정도를 치료기간으로 잡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약물에 의해 경련없이 지내고, 뇌파 상의 호전을 보일 경우, 투약 종료를 시도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재발하여 다시 투약을 하게 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즉,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는 3년 정도 투약한 후 재발없이 치료를 종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평생 투약을 지속해야 하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새로운 항경련제들의 특성이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항경련제들은 고전적 치료제들과 비교하여 간질을 조절하는 능력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기존 치료제들이 가진 심각한 부작용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고, 그 발생빈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모든 약은 그 용도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데, 즉 세상에 부작용 없는 약이란 없다. 다만 우리가 그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고, 다스릴 수 있느냐에 대한 여부 문제인 것이다. 대개의 보호자가 첫 투약 이후 약물정보를 보고 외래를 방문하면 약물 설명서에 열거된 수많은 부작용 목록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부작용이 그리 흔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대개의 경우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그대로 가진 채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 이제부터 서술할 여러 가지 문제들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가족에게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환자 및 그 가족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맞춤식 상담이 필요하며, 담당 의사와 여러 문제들을 적절한 시점에서 상의하여 혼란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보호자와 의사 모두가 해야 한다. 또한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이런 잘못된 인식을 고쳐 주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 언제 치료를 시작해야 하나?

 일반적으로는 두 번 이상의 발작을 경험하고 뇌파 상의 이상이 있는 경우 치료를 시작하게 되지만, 최근의 경향은 첫 발작이라도 환자의 뇌파나 뇌영상검사 소견을 토대로 치료 개시를 권유하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환자나 보호자는 간질에 대한 사전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해 듣고 치료 개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곤 하는데, 환자나 보호자가 납득을 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만, 치료의 필요성을 납득하지 못했다면 납득이 되도록 의료진에게 설명을 부탁해야 한다. 만성 질환의 특성 상 장기간의 약물치료를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데, 스스로가 납득하지 못한 상태로 치료를 시작할 경우 상당수가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여 더 위험한 상태에 처하게 되기도 한다. 즉 의사는 의학적 정보의 전달자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적절한 권유를 할 수 있지마, 치료 개시의 결정은 엄밀히 말해 보호자 및 환자 스스로가 해야한다. 특히 어느 정도의 인지 능력이 있는 학령기 아동의 경우라면 환자에게 병에 관해 어느 정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치료의 필요성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적정 수준의 도전적인 행동은 권장하라!

 일단 치료를 시작하기로 결정하면 많은 부모들은 환자를 과보호의 틀 안에 가두려는 경향이 있다. 혼자서 수영을 못하게 하거나, 목욕, 등산 등의 일상적 활동을 제약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이전에 수행하던 활동도 포기하게 하여 학원을 그만두게 하게 집에 있도록 하거나,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하는데도 야단치기를 주저하게 되어 적절하게 교정하지 못하게 된다. 뒤에 다시 서술하겠지만, 일반적인 생활행동의 경우 발작의 양상 및 횟수에 따라 제약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보호자나 다른 관찰자가 있는 경우 대부분의 범주에 속하는 적절한 정도의 위험수행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정도의 위험수행은 환자 자신에게 치료의 주체가 자신이며, 스스로의 인생과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나 통제력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적적이다.

3) 간질이 가져오는 심리적 또는 사회적 결과는?

Q)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소통 문제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 소통 부재는 만성 질환의 치료에 있어 큰 문제가 되곤 하는데, 의사들은 환자에게 치명적으로 느껴지는 경련을 간헐적이며 비교적 경미한 경련으로 여기거나,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수준으로 다가오는 항경련제로 인한 문제를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여기는 등의 의견 불일치가 발생할 여지가 높으며 이러한 점이 환자의 투약에 대한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다른 대체요법이나 민간요법을 찾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Q) 삶의 질 추구 문제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만성 질환자들에게 있어 질환 자체의 치료로 증상을 최소화하고 무탈한 생존을 이어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삶의 질이라고 표현하는 정상적인 생활의 영위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소아 만성 질환자들의 경우 본인보다는 보호자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므로 이러한 삶의 질 문제가 과장되거나 또는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즉, 경련의 조절이 곧 삶의 질을 보장하지 못하며, 여기에 심리적 안정 및 적절한 사회적 역할이 더해져야 온전한 의미에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환자 본인의 동의 없이 모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되면 결국 환자는 자아을 과소평가하고, 차별의식에 시달리게 된다. 여러 보고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가 각종 정신 심리적 문제에 시달리는 데 비해, 소아간질 환자의 경우 정신과적 평가가 필요한 심리적 문제(우울증, 불안장애, 인지장애, 성격장애, 의존성 등)를 겪을 가능성이 20~30% 정도로 간질의 심리적 결과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를 야기한다.

- 옷장 속의 질환

 간질 환자의 심리적 문제가 다른 만성 질환에 비해 심각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대개 간질은 오명 혹은 치욕의 낙인(stigma)으로 여겨지고 따라서 남에게 쉽게 밝히지 못하는 질환(일명 옷장 속의 질환 closet illness)으로 불린다. 이러한 통념으로 인해 간질 환자를 둔 부모는 사회적으로는 창피하고 환자에게는 죄스럽다고 생각하게 되어 결국은 과보호로 이어지거나 극단적으로는 환자를 유기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을 환자는 쉽게 내재화하는 경향이 있어 각종 발달 및 행동장애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간질은 어떤 의미에서는 사회적 마비성 질환(paralyzing disorder)라고 할 수 있다. 사회로부터 느끼는 격리감이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한 실제 격리로 이어지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며, 결국은 사회적 부적응자로 남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즉 간질 자체의 생물학적 요인과 동반된 인지장애 외에 사회적 편견 및 격리, 교육기회의 박탈 등 사회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보다 심각한 수준의 행동장애를 유발하는 것이다. 결국 소아간질환자는 심리․사회적으로 자아 형성에 장애를 겪게 되며, 의존성이 형성되고 결국은 가족 내 역동의 변화를 통해 형제 및 부모에게까지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약물치료와 더불어 이러한 사회적 역할의 올바른 지도가 치료의 중요한 축임을 주지해야 한다.

4) 뇌전증이 환아의 자아 형성과 가족에 미치는 영향은?

 간질 환자는 스스로 질병에 대한 통찰이 없는 상태라고 해도 형제나 친구들과 비교하여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는 경련이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권 밖에 있는 것과 같이 다른 일상의 일들도 자신의 통제권 밖에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어이게 된다. 한편 부모는 환자를 가족 내에서 과보호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면서, 반면에 대화의 상대는 될 수 없으며, 믿을 수 없는 존재로 필요 이상으로 기대 수준을 나주첵 된다.

# 상처입기 쉬운 아동 증후군


 심리학의 영역에서 이러한 만성 소아 질환자와 관련된 가족내 역동과 관련하여 상처입기 쉬운 아동 증후군(Vulnerable child syndrome)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곤 하는데, 이는 자녀의 질환이 점점 진행하는 질환이며, 그 발생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부모는 자신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곧 보호자의 과잉보호로 연결괴며, 자녀는 스스로를 가치 없고 경쟁력 없는 존재로 간주하게 되어 정상적인 자아 형성에 실패하고, 이는 다시 가족 내에서 우울, 불안 등을 증폭시켜 결국은 정상 발달의 저하를 유발하는 상황을 지칭한다.
 이러한 경우 보호자는 아픈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에 이어 건간한 다른 자녀에 대한 과욕을 보이게 되는데, 결국은 가족 내 감정 관계의 굴절을 심화시키고 다른 건강한 자녀까지 모두 심리적 장애을 겪기 쉽다. 즉 건강한 아이는 부모의 지나친 보상적 기대에 힘겨워하고, 환자로 인한 여행이나 여가생활 같은 가족 내 활동의 제약에 불만을 품게 되며, 또한 과잉보호 대상인 형제에 대한 질투심으로 이어져 심리적 문제로 비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가족관계의 굴절은 궁극적으로 부부 간의 불화를 유발하게 되어 보고에 따르면 간질 환자 아동의 부모가 별거나 이혼 확률이 정상 가정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아이가 간질을 가진 경우 위와 같은 상황들을 숙지하고 항상 부부가 대화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야 하며,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신과 의사의 도움이나 다른 카운슬러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Q) 불필요한 차별과 기회의 박탈

 학령기 간질 환자의 가장 큰 걱정은 학교에서 경련을 하게 되어 선생님이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되거나 친구들이 병에 대해 놀리는 것이다. 따라서 학내에서 경련을 하는 환자는 집에서만 경련을 하는 경우보다 정서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학교 선생님의 경우 교육자이지만 동시에 간질에 대한 지식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일반인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교 선생님들이 간질 환자는 학업이나 행동에 장애를 겪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학교 선생님들의 70% 정도가 스스로도 간질에 대한 지식이 부정확하거나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상당수의 환자들이 학내 활동에서 불필요하게 배제되거나 교육기회를 박탈당하는 경험을 하게 되며 이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에 또 하나의 위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Q) 환자 스스로 인식하는 고립감

 사춘기에 접어든 환자의 경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기는 기존의 자아상이 흔들리기 쉽다. 이 시기는 과중한 학습부담 및 또래집단과의 교류로 인해 수면박탈의 기회가 증가된다. 또한 다른 친구들과의 차이가 심화되면서 사회적으로 고립감이 깊어지게 되고, 정상적인 독립성 확립에 장애를 겪으며, 정체성 확립 및 경쟁력 확신에 장애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선진국의 경우 이러한 청소년기 간질 환자를 위한 특수 정신과 클리닉을 운영하기도 한다.

6) 항경련제가 유발하는 심리 ․ 사회적 문제는?

 항경련제는 간질 치료의 근간이다. 최근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어 약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부작요이 개선되면서 신체적인 부작용의 개선은 뚜렷해졌지만, 심리적 차원에서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또한 여전히 소수의 환자에서 항경련제로 인한 기억력, 집중력, 미세운동장애 등의 인지적 부작용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소아 및 청소년 간질의 순응도는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환자 보다는 보호자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Q) 항경련제의 부작용보다 더 큰 문제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간질 클리닉에서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적절한 약물을 적절한 농도로 투약하려는 노력을 하며,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약물을 처방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약을 사용하는 것은 항상 양날의 칼을 쥐고 있는 것으로 약으로 인한 이익이 손해보다 클 경우에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간질 환자의 행동 및 심리적 장애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항경련제의 사용이 아니라 경련의 부적절한 조절이라는 연구 결과이다. 경련의 부적절한 조절이아 말로 이후의 비논리적인 사고체계 및 인지장애와 가장 큰 연관성이 있으며, 따라서 항경련제를 통한 경련의 조절이야말로 간질로 인한 행동 및 심리적 장애를 방지하는 데 최선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항암제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항암제는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다른 선택의 대안이 없고,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에 치료를 받아들이게 되며, 이로 인한 부작용을 감수하는 결정을 내린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예측 가능하고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지어 부작용으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손상 (극단적으로는 사망에 이르는)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것은 명백히 그 약의 사용으로 내게 돌아올 이익이 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보다 크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간질 조절이 간질 자체의 치료 결과와 또한 심리적 예후의 가장 큰 인자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며면, 더구나 최근의 항경련제가 행동장애 및 인지앙애의 증거가 없거나 혹은 미미하다면 항경련제의 사용을 쉽게 중단하기는 힘들 것이다.

7) 일상생황에 관한 몇 가지 조언
 
 앞서도 잠시 언급하기는 했지만, 적절한 정도의 위험수행은 간질 환자에게 권고해야 할 사항이다. 다만 관찰자가 있고,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세심하게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가정생활
 가정생활에 있어 발작 시의 화상을 막기 위해 난방용 라디에이터의 겉은 둘러싸는 것이 좋으며, 유리는 강화유리로 교체하는 것이 권고된다. 또한 물을 끓여야 할 경우 가스레인지에 주전자를 사용하기보다는 전기포트를 사용하도록 교육하며, 욕실 문은 바깥에서 열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 좋다. 집에 식구가 없이 혼자 있을 때는 목욕을 피하도록 하며 가급적 입욕 대신 혼자서 샤워하는 습관을 들인다. 전신발작이 잦은 경우에는 방바닥에 이불이나 매트리스를 깔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학교생활
 학교생활에 있어서 지나친 염려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박탈하지 않도록 교육진과 사전에 협의가 필요하며, 활동의 수행 여부결정에 환자를 동참시키도록 한다. 다만 시험이 가까워졌다고 밤을 새고 공부하는 등의 수면박탈행위는 금하도록 하며, 지나친 신체적 피로(장시간 행군)를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 여행과 여가생활
 여행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제한하지 않아도 되며, 다만 투약을 거르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즉, 학교여행의 경우 선생님께 투약을 부탁하도록 하고, 가족여행의 경우 반드시 약을 소지하며, 부득이 약을 챙기지 못한 경우를 대비하여 어느 여행지에서라도 가까운 병원에서 바로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지갑에는 항상 처방전 사본을 넣고 다닌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만일을 위해 현명하다. 외국으로 여행할 경우 국제간질협외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연락처 등을 알아 둔다.
 컴퓨터의 사용 문제로 고심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는 특정 광과민성 발작을 제외하면 컴퓨터 사용이 환자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적절한 정도의 사용까지 제한할 필요는 없으며, 다른 일반 아이들의 훈육지침에 맞추어 제한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운동의 경우 운동 중보다는 운동 후에 경련의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체적 접촉이 많은 스포츠라고 해서 특별히 경련을 더 유발하지는 않는다. 국제간질협회의 선언에서 간질이 어떤 수준의 경쟁적 종목에서도 배제 이유가 되지 않으며, 또한 스포츠 클럽 멤버십의 거절 이유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하였다. 단지 코치나 트레이너에게 발작 시 대처요령을 숙지시킬 필요는 있겠다. 특히 수영과 관련되 문의를 많이 받는데, 간질 환자의 치명적 사고ㅢ 60% 정도가 물 속에서 발생한다고는 하지만 수영 중의 사고는 거의 없다. 대개의 경우 목욕이나 낚시, 다이빙 등과 관련된 보고 외에 수영 후 풀 사이드에서 휴식하다가 경련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혼자 물에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하며, 되도록 실내 수영장에서 감시자가 있는 상태로 수영을 하도록 한다.

8) 소아간질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소아간질 환자는 어떤 측면에서 어른보다 훨씬 복잡한 사회 심리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의사와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구조적으로 잘 조직된 치료의 계통이 확립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기존의 약물치료에 더하여, 교육 및 직업 프로그램, 상담 프로그램, 환자 및 환자 가족 연계체계의 구축, 주간 토론 및 재활 프로그램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출처 : 어느 소아신경의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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