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암 중 두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서 한국 중앙
암 등록 자료에 의하면 자궁 경부암은 한국 여성암 중 네 번째로 흔한 암이라고 합니다.
(1) 자궁 경부암의 위험 인자
자궁암 발생 위험은 성 관계를 시작한 나이가 어리거나 다수의 성 상대자를 둔 경우 증가
하며, 출산 횟수 증가, 면역 저하, 흡연에 의해서도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이 자궁 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자 암 발생의 필요 조건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2) HPV 의 유형
생식기 HPV 감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이 저절로 낫지만, 감염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항문 생식기암과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킬 수 있고, 여성에서 자궁 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 40 개형의 HPV가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데, 발암 기전과 관련해서 고위험형과 저위험형으로 나뉩니다. 16, 18, 31, 33, 45 형 등이 대표적인 고위험형 HPV 이고, 6, 11, 40, 42 형 등은 저위험형이며, 26, 53, 66형은 고위험형일 가능성이 높은 아형입니다.
저위험형 HPV 중 6, 11형은 생식기 사마귀의 약 90%와 연관이 있고, 6형은 저등급 자궁경부세포이상(low grade squamous intraepithelial lesion, LSIL)의 6% 정도를 일으킵니다. 고위험형 HPV 는 자궁 경부암과 항문 생식기암의 전구 병변을 일으키는데 전 세계적으로 자궁 경부암의 95% 이상에서 고위험형 HPV 감염이 확인되고 있으며, 고위험형 중에서도 16, 18, 31, 33, 45형 HPV 는 LSIL 의 약 60%, 자궁경부 편평 상피암 (squamous cell carcinoma)의 약 80%와 연관이 있고, 특히16, 18형 HPV 는 약 전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의 70%를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자궁 경부 전구암이나 침습성 암과 연관된 HPV 유형 빈도는 16, 18, 58형이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3) HPV 감염의 임상 경과
생식기 HPV 감염은 생식기 접촉, 특히 성교에 의해 전염되는데, 대부분에서 일시적이고 증상을 유발하지 않으며 임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채로 약 70%는 1년 이내에, 90% 는 2년 이내에 소실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감염이 지속되면서 자궁 경부의 세포 변화를 동반하게 되어 자궁경부의 상피 내 종양을 거쳐 침윤암을 진행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HPV 감염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약 20~3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4) HPV 감염의 진단과 예방
HPV 감염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거나 남성 파트너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HPV 감염을 예방하는데는 유용하지 않다고 하지만, 콘돔 사용은 HPV 감염 및 HPV 관련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PV 감염 및 자궁 경부의 전암성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기 위한 선별 검사로 가장 흔히 시행되는 것은 자궁 경부 세포진 검사로서, 일반적으로 첫 성 경험후 3년 이내 혹은 21세부터 자궁 경부 세포진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5) HPV 백신의 종류
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현재까지 개발되어 승인된 백신은 모두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며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4가 백신인 가다실 (Gardasil®) 은 고위험형 HPV인 16형과 18형, 저위험형 HPV 인 6형과 11형 등 4가지 유형의 HPV 에 대한 백신으로서 한국에서는 2007년6월에 허가 받았습니다. 2가 백신인 서바릭스 (Cervarix®) 는 고위험형 HPV
인 16형과 18형에 대한 백신으로 한국에서는 2008년 7월에 허가 받았습니다. 4가와 2가 백신 간의 효능을 직접 비교 평가한 임상 시험 연구 결과는 없으며, 또한 3회 접종이 권고되는 HPV 백신에 대하여 1회나 2회만 접종했을 때 보호 효과가 발생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6) HPV 백신 접종의 안전성
2가나 4가 HPV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이상 반응 발생 빈도나 종류는 외국과 한국에서 수행된 임상 시험 모두에서 비슷하게 관찰되는데, 백신 접종 후 발생한 국소 이상 반응으로는 접종 부위 통증과 부종, 발적이 가장 흔하고 대부분은 경증에서 중등도의 반응이었습니다. 발열, 오심, 인후염 등의 전신 이상 반응은 대부분은 경증 혹은 중등증으로 보고되었으며, 2가와 4가 백신 모두 임산부에 대한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임산부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는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7) HPV 백신 접종 방법
4가 HPV 백신은 0, 2, 6개월 (1차와 2차 접종 사이의 최소 간격은 4주, 2차 접종과 3차
접종 사이 최소 간격은 12주) 스케쥴로, 매회0.5 ml 씩 어깨 세모근에 근육 주사합니다. 2가 HPV 백신은 0, 1, 6개월 스케쥴로, 매회 0.5 ml씩 어깨 세모근에 근육 주사합니다. 또한 아직 충분한 경험이 쌓이지는 않았으나 HPV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이므로 파상풍, 인플루엔자, B형 간염 백신 등 다른 백신과 동시에 접종해도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HPV 백신 접종 전의 HPV DNA나 HPV 항체에 대한 선별 검사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7) HPV 백신 접종 시기와 대상
적절한 HPV 백신 접종은 청소년기로 권고되는데 그 이유는 첫째, HPV 감염은 성매개
감염이기 때문에 성 접촉을 통해 HPV 에 노출되기 전에 백신을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둘째, 12~15세에 접종 시 항체가 상승효과가 크고, 셋째, 10대에 HPV 에 감염되는 경우
지속적인 자궁 경부 HPV 감염이나 편평 상피 내 병소 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4가 백신의 임상 시험은 9~26세 여성에서만 수행되었기 때문에, 이 연령에서만 허가를 받았고 26세 이상의 여성에서는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6년도에 세계 보건 기구는 HPV 백신 접종을 도입하려는 국가를 위해 지침을 제시하였는데 기본 접종 연령을 9~13세, 따라잡기 접종 연령을 14~26세로 권고하였습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4가 HPV 백신의 최적 접종 연령은 11~12세이나, 9세부터 접종을 시
작할 수 있고, 13~18세의 여성도 따라잡기 접종을 할 수 있다고 권고합니다. 대한 부인 종양ㆍ콜포스코피 학회에서는 4가 HPV 백신 접종 연령을 9~26세의 여성과 9~15세의 남아(생식기 사마귀 예방 목적)로 제시하였고, 최적 접종 연령은 한국 여성의 첫 성경험 연령을 고려하여 15~17세로, 따라잡기 접종이 가능한 연령을 18~26세로 권고하였습니다.
2가 HPV 백신의 효능평가 연구는 15~25세 여성에서만 수행되었으나 10~14세, 26~45세 면역원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0~45세의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접종이 권고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10~25세여성에서 접종하는 것으로 허가되었습니다.
(8) HPV 백신의 효과
2가와 4가 HPV 백신 모두 백신 접종 당시 이미 감염되어있는 HPV 를 치료하는 효과는 없습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 당시 고위험형인 16, 18형 중 한 가지에만 감염되어 있었던 여성에서 HPV 백신 접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 이형성증 2단계, 3단계와 자궁경부 상피 내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HPV 백신 접종이 기존에 감염되어 있지 않은 고위험 HPV 형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되며 따라서 이미 16 또는 18형에 감염이 된 여성에서도 HPV 백신은 이득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선별 검사는 HPV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시행해야 합니다. 현재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70% 정도와 관련된 HPV에 대해서만 보호 효과가 있으므로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해도 백신에 함유되지 않은 다른 형의 고위험 HPV 에 감염될 수 있고, 백신 접종 전에 이미 감염된 HPV형에 대해서는 예방 효과가 없으므로 HPV 백신 접종에 의해 자궁 경부암이 완전히 예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국내에는 4가와 2가 HPV 백신이 허가되었고 4가 백신은 이미 시판되어 9~26세 연
령에서 접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의 경과 관찰 기간이 짧아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이 아직 불분명하고, 타 백신과의 동시 접종 경험이 충분하지 않으며, 비용-효과가 명확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접종 지침이 수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현재 개발된 HPV 백신이 자궁 경부암과 관련된 모든 HPV 형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정기적인 자궁 경부 세포 검사는 권고대로 진행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