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어지럼증은 외래진료 시 접하는 흔한 증상들 중 하나로,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일과성이거나 예후가 양호하지만, 일부는 심각한 원인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지럼증은 질병이 아닌 증상으로, 원인질환을 감별하거나 확인하는데 유용한 검사방법이 없고, 어지럼증을 설명하는 환자의 표현 자체가 애매하거나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진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지럼증의 유형에는 주변이나 자신이 빙빙 도는 것처럼 느끼는 현훈(vertigo), 아찔하거나 핑 도는 느낌, 또는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의 실신감(fainting, pre-syncope), 균형을 잡을 수 없거나 바닥이 움직이는 것 같이 느끼는 불균형(disequilibrium), 머리가 멍하거나 아득한 느낌이 드는 비특이적인 현기증(light-headedness) 등이 있으며, 이들 각각의 어지럼증은 귀나 뇌질환, 심혈관질환(혈관미주신경실신, 부정맥, 기립성저혈압), 뇌, 척수 또는 말초신경질환, 정신과질환(과다호흡증후군, 공황장애, 급성불안장애, 우울증)이나 전신질환(빈혈, 만성소모질환, 열성질환, 저혈당, 약물과다복용, 고령) 등에 의해 발생한다. 어지럼증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은 환자의 어지럼증 유형이 어디에 속하는 지를 알아내는 것인데, 이는 어지럼증의 유형에 따라 진단적 평가방법이나 치료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증상의 특징과 어지럼증이 일어났던 당시의 상황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많은 약물들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복용 중이던 약물이 있다면 모두 가져오도록 하여 검토해야 한다.
이 장에서는 어지럼증의 진단을 위한 접근방법과 일차 진료 시 흔히 경험하면서 외래치료가 가능한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과 급성전정신경염의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1. 어지럼증의 진단
1) 병력청취
병력청취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어지럽다는 말을 사용하지 말고 증상에 대해 서술해보도록 하여, 환자가 설명하는 증상이 진성 현훈인지 다른 유형의 어지럼증인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이때 환자의 어지럼증이 진성 현훈이라면 중추 원인에 기인하는 것인지, 말초 원인에 기인하는 것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중추 원인에 기인하는 현훈은 체위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평형이상이 매우 심하여 도움 없이 서 있거나 걸을 수 없다. 현훈의 지속시간이 길고 복시나 조음곤란, 소뇌증상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흔히 동반하고, 구역, 구토와 같은 동반증상은 뚜렷하지 않거나 다양하며, 청력소실이나 이명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안진은 순수한 수평, 수직 또는 회전성으로, 주시에 의해 약화되지 않고 지속시간도 길다. 반면, 말초 원인에 의한 현훈은 체위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경도~중등도의 평형이상이 있으나 걸을 수는 있다. 현훈의 지속기간은 짧거나 반복적이고, 청력소실, 이명, 이 충만감과 같은 귀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구역과 구토가 심하다. 말초 원인에 의한 안진은 보통 수평 또는 회전성으로, 주시를 하도록 하면 그 정도가 약해지거나 없어진다.
증상의 심한정도와 유발인자, 동반증상은 원인질환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된다. 말초 원인에 의한 현훈은 최초에 증상이 매우 심하고 그 후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특징이 있는 반면, 정신과질환에 기인한 어지럼증은 수 주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어지럼증의 유발인자로 자세변경이나 상기도감염의 선행, 편두통의 유발요인, 스쿠버다이빙, 과도한 근력운동이나 배변 시 과도한 긴장, 큰 소리, 재채기, 정신적인 스트레스, 불안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과질환 등이 있었는지 조사한다. 한편, 동반증상으로 청력소실, 이명, 이 충만감, 귀 통증, 안면마비, 감각이상, 사지의 운동실조, 복시, 진동시, 조음곤란, 사지 마비나 감각장애, 평형기능부조, 운동실조, 의식수준의 변화, 환시, 시야장애, 빛이나 소리에 대한 민감성 등이 있는지 조사한다.
한편, 과거병력에서는 약물(아미노글리코시드, 메트로니다졸, 라식스, 항암제, 퀴니딘 유도체,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프로필티오유라실, 시메티딘)이나 두부 외상, 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동맥경화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뇌혈관질환, 편두통 등의 유무를 확인한다.
2) 진찰
진찰과정에서 환자의 어지럼증이 병적인 어지럼증이라면 전정성 또는 비전정성 어지럼증인지를 감별하고, 전정성 어지럼증인 경우엔 그 원인이 중추성인지 말초성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어지럼증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진찰은 안진을 관찰하는 것이다.
① 안진의 관찰
자발안진은 특별한 유발인자 없이 발생하는 안진이다. 중추 원인에 의한 자발안진은 순수한 수평, 수직 또는 회전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주시에 의해 완화되지 않는다. 반면, 말초 원인에 의한 자발안진은 수평 또는 회전성으로 한쪽 방향으로만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