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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평생주치의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을 실천합니다.

신장내과 방기태 교수
2018.06.04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선물하는 의사

을지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방기태 교수

 

 

현대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앓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만성신장질환 환자들도 이에 속한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이전의 상태를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게다가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 때문에 병원을 주기적으로 찾아야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을지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방기태 교수는 이런 만성신장질환 환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새로운 희망을 그리는 방법, 방 교수의 진료실에서 들어보았다.

 

숲을 지향하며 평생주치의를 꿈꾸다
어린 시절 생명과학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방 교수는 자연스럽게 생물학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에서인지 지금은 이렇게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이유를 물었다.
“첫 번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 막연한 흥미 내지는 호기심 때문이었을 겁니다. 생물학은 기초학문분야, 의학은 응용학문분야라 할 수 있는데, 의학 쪽이 훨씬 적성에 맞고 또 재미있었어요. 결국 의대로 편입을 했고, 이렇게 의사라는 직업을 갖게 됐지요.”
의사는 ‘숲을 봐야한다’고 생각하는 방 교수가 내과학을 선택하게 된 것은 간단했다. 질병 한 가지만 협소하게 바라보기 보다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파악해 제대로 된 ‘주치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신장내과 전문의가 된 이유도 그러했다.
“내과 레지던트 시절에 만성신부전 환자를 만났어요. 고혈압과 당뇨를 동반했는데, 결정적으로 만성신부전까지 같이 앓고 있다 보니 관련 진료과에서 난감해하는 경향을 보였어요. 결국 신장내과에서 만성신부전뿐만 아니라 동반된 질환 모두를 관리해가며 치료를 이어가야 했지요. 덕분에 신장내과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이상적인 주치의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요.”

 

만성신장질환, 불치병이 아닙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어느 순간 나빠지기 시작하는 신장은 평온한 일상을 위협한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신장 기능을 상실한 환자들은 투석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데, 혈액투석의 경우 주 3회 병원에 와서 4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도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면 얼굴에 그늘이 질 수밖에 없다.
“투석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투석을 받을 바엔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코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어요. 지금은 신장이식도 많이 대중화됐기 때문에 전반적인 진료 환경 자체가 환자분들에게 삶의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환자분들이 조금만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을지대학교병원만 해도 10여 년 전에 비해 신장이식수술이 많이 활발해졌다. 특히 지역병원의 경우 신장기증자를 구하는 대기시간도 수도권에 비해 짧고, 지역 환자 입장에서는 접근성도 훨씬 높다. 평준화된 의료수준을 고려할 때 이식수술을 위해 무리해서 수도권으로 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 경험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방 교수는 주저 없이 제 2의 인생을 더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환자들에 대해 말했다.
“한 7~8년 전쯤 만난 신장암 환자가 기억나네요. 이식수술을 위해 저를 찾아오신 거였어요.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굉장히 우울해 하셨는데, 이식수술 후 지금은 하는 일마다 잘 되신다면서 저를 찾아와주세요.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며 예전보다 더 행복하시다고요.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신장내과의사가 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삽니다.”

 

한쪽 귀는 환자의 질환에, 한쪽 귀는 환자의 마음에
신장내과는 질환 특성상 환자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오랜 기간 마주하게 된다. 가령 만성신장질환자 한 명이 신장내과를 방문해 진단 받았다면, 회복을 위해 투석 등의 치료를 받는다. 그러다 신장이식의 기회가 닿으면 이식수술을 받고, 이후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이 때문에 만성신장질환은 치료 경과를 길게 두고 지켜봐야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의사와 환자가 인간적으로 공유하며 소통하게 되는 부분이 많아 ‘치료’를 그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방 교수는 말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하게는 환자 상태에 대한 이야기들뿐이죠. 하지만 저는 환자의 일상생활이나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면서 환자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정서적 지지자’ 역할을 자처한다고 할까요?”핵심은 여기에 있다. 질병에 대한 기본적인 치료행위만큼이나 환자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만성신장질환처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가 필요한 환자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환자 곁에서 그들이 잃어버린 건강과 평범한 일상, 용기와 희망을 찾아주고자 애쓰는 방 교수. 한쪽 귀는 그들의 질환에, 다른 한쪽 귀는 그들의 마음에 기울이는 그야말로 진정한 평생주치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콘텐츠 담당자 : 홍보팀